“막걸리의 세계화, 왜 안돼?” 술담화의 도전 통했다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12월 17일 18시 04분



술담화가 막걸리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미국 뉴욕에서 팝업 행사를 진행했다 / 출처=술담화

“막걸리는 우리나라 음식과 가장 좋은 페어링을 이루는 술로 국내에 약 1000종 이상 유통될 정도로 다양합니다. 술담화는 해외에서 각광받는 케이-푸드(K-Food)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막걸리를 알리고자 미국 뉴욕에서 팝업을 진행했습니다.”

술담화가 우리나라 전통주 중 하나인 막걸리를 해외 시장에 알리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2024년 11월 22일부터 2024년 12월 8일까지 미국 뉴욕에 위치한 한식 주점, 테이크(Take) 31에서 막걸리 팝업을 진행한 것이다. ‘해브 어 라이스 데이(Have A Rice Day)’라는 콘셉트로 구성된 팝업은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막걸리의 존재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막걸리와 음식의 조화를 고려한 메뉴를 구성했다 / 출처=술담화

핵심은 술담화가 개발한 막걸리에 있다. 라이스투밋츄(Rice to Meet You)는 알코올 도수 6도로 요거트 맛을 더해 새콤달콤한 풍미를 제공한다. 전통 막걸리의 풍미에 부드러운 목 넘김을 구현한 클라우드 막걸리도 팝업에 공개됐다. ▲막걸리 하이볼 ▲막걸리또 ▲막걸리 다이키리 ▲스윗 레메디 ▲성인용 애플 피킹 등 칵테일도 메뉴에 추가, 고객이 다양한 형태의 막걸리를 즐기도록 했다.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이재욱 술담화 대표는 “막걸리를 처음 보고 마셔본다는 외국인이 많았는데, 한국 음식의 매콤한 맛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어떤 고객은 시중에서 흔히 보이는 소주보다 더 맛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막걸리를 알게 되어 좋았다거나 뉴욕 외 지역에도 판매됐으면 좋겠다는 등 긍정적인 의견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사람들이 막걸리와 음식을 즐겼다 / 출처=술담화

뚜렷한 성과도 있었다. 17일간 열린 팝업 매장에 총 3865명이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준비한 상품이 전부 소진됐다. 농심과 협업해 막걸리 1병 구매 시 ▲신라면 ▲툼바를 무료 제공하는 투-고(To-go) 이벤트에는 전체 20%의 고객이 참여했다. 막걸리를 두 병 이상 구매한 고객도 다수를 차지했다.

이재욱 술담화 대표 “해외에서도 막걸리는 사랑받을 수 있습니다”

“한식의 기본이 되는 쌀로 만든 술, 막걸리를 한식과 함께 제대로 경험 가능한 장소를 뉴욕에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뉴욕 내에 평소 막걸리 판매량이 많은 한식 주점인 Take 31을 팝업 장소로 섭외하게 됐습니다. 팝업을 진행하는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소믈리에로 칵테일을 만들고, 고객 응대와 피드백을 경청했습니다. 막걸리를 마시며 좋아하는 고객을 보니 막걸리가 해외에서도 충분히 성공 가능하겠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이재욱 대표는 ‘Have A Rice Day’ 막걸리 팝업을 운영하며 막걸리의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막걸리만 알린 게 아니라 다양한 음식과 함께 한국 문화를 즐기는 경험적인 면까지 고려한 부분이 팝업의 성공 요인이다.

이재욱 술담화 대표 / 출처=술담화

뉴욕을 선택한 이유는 ‘전 세계인이 모이는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재욱 대표는 “뉴욕은 모든 국적과 인종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해외에서 막걸리는 사랑받을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봤습니다”라고 말했다.

막걸리 구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알코올 도수 6도의 새콤달콤한 부드러운 막걸리 ‘라이스투밋츄’부터 원주의 독한 맛을 살린 ‘클라우드 막걸리’까지 다양하게 제공했다. 다양한 막걸리 경험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4가지 막걸리를 샘플러 형태로 구성한 ‘막걸리 플라이트’도 개발했다. ▲막걸리 하이볼 ▲막걸리또 ▲막걸리 다이키리 ▲스윗 레메디 ▲성인용 애플 피킹 등 팝업을 진행한 Take 31과 함께 개발한 칵테일 5종도 함께 제공해 처음 접하는 막걸리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는 데에도 힘썼다.

안주 메뉴 구성에도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매콤한 닭모래집 ▲툼바 등 막걸리와 어울리는 매콤한 음식으로 꾸려졌다. 특히 툼바는 농심과 협업해 시중에 판매 중인 농심 툼바를 새롭게 해석, 방문 고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받았다는 게 이재욱 대표의 설명이다. 막걸리 팝업을 진행하며 보통 매출의 2.5배 이상을 달성한 것이 그 예다.

“10년 동안 사케는 수출액 1000억 원에서 5000억 원 수준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막걸리는 10년째 200억 원 수준에 머물러 있죠. 술담화는 막걸리는 훌륭한 술이고, 곧 대중의 입맛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물론, 술담화가 뉴욕의 한 한식 주점에서 수천 명을 대상으로 막걸리를 경험시켰다고 큰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 작은 움직임과 메시지를 통해 더 많은 전통주 업계와 기관 등에서 더 적극적으로 막걸리를 알리는 데 힘을 보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술담화는 뉴욕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막걸리의 매력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재욱 대표는 “다른 국가에 있는 한식당에서도 팝업을 진행, 우리 술의 훌륭함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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