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아들 결혼 앞두고 쓰러진 아버지, 6명 살리고 하늘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9일 11시 19분


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린 뒤 세상을 떠난 서영택 씨(67)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린 뒤 세상을 떠난 서영택 씨(67)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외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뇌사에 빠진 아버지가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30일 서영택 씨(67)가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서 심장, 간장, 좌우 신장, 좌우 안구를 기증했다고 19일 밝혔다. 서 씨는 지난달 23일 길에서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서 씨가 평소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서 씨는 부산에서 3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밝고 활발하며 가정적인 사람으로 내년 2월 외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예비 며느리를 적극적으로 챙겼다.

서 씨의 가족들은 장기 기증을 받은 수혜자들에게 “아버지 몫까지 더 건강하게 살아 달라”며 “소중한 삶을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쓰는 아름다움을 보여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씨의 아들은 아버지에게 “늘 나누고 베풀고 사셨는데 가는 길에서도 다른 생명을 살리고 떠나시는 게 자랑스럽고 보고 싶다”며 “고생 많이 하셨고 편히 쉬시라”고 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동참한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린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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