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상태 논란에 휩싸인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 내년 천연 잔디와 인조 잔디가 섞인 하이브리드(혼합) 잔디 물량을 전년 대비 약 4배 규모로 구매한다.
또 내년 2월 개막하는 K리그 등 주요 축구 경기가 문제없이 운영되도록 하고자 물량을 예년보다 조기 확보할 예정이다.
24일 상암 경기장을 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7500㎡(2269평) 규모의 하이브리드 잔디 구매 계약 입찰에 참여할 업체를 26일까지 모집한다. 구매 물량은 올해(1730㎡·523평)와 비교하면 4.3배 수준이다. 상암 경기장 전체 하이브리드 잔디 면적 8740㎡(2644평) 중에서는 86% 규모다.
공단은 잔디 물량을 대폭 늘려 그라운드의 품질을 빨리 높이는 게 목표다. 상암 구장은 심각한 잔디 손상 논란에 휩싸여 잇단 비판을 받았다. 한국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 선수가 9월 초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팔레스타인전 무승부 이후 “(잔디 상태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해 본격적으로 논란이 됐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월 국정감사에서 “잔디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내년에는 폭염을 완화할 수 있는 쿨링팬과 여러 과학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단은 하이브리드 잔디 구매를 포함해 잔디 관리 예산에 올해 대비 3배 수준인 총 33억 원을 편성했다. 그중 잔디 구매와 예비 포지 확장 등에 15억 5000만 원을 투자한다. 잔디 광합성을 돕는 인공 채광기를 기존 2대에서 5대로 추가하고, 통풍을 돕는 송풍기도 5대 구입하는 등 해외리그의 선진 잔디 관리 방식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단은 예년보다 4개월가량 빨리 잔디 물량 확보에 나섰다. K리그 개막경기(2월), 국가대표 A매치(3월) 등 연초에 열리는 축구 경기부터 잔디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공단 관계자는 “내년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 잔디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예산을 대폭 증액한 만큼, 적극적으로 개선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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