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의 3인 대통령단을 구성하는 세르비아계대통령이 회교계 및 크로아티아계
대통령에 이어 22일 보스니아 헌법을 준수할 것임을 다짐하는 충성서약서에 서명함
으로써 보스니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세르비아계 강경파 민족주의자인 몸칠로 크라지스니크 대통령은 이날 보스니아 내
전시 세르비아계 포대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사라예보 국립극장에서 열린 3인 대통령
단 취임식에서 외국 대표와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보스니아 헌법과 데이턴 보스
니아 평화협정을 준수할 것임을 약속하는 충성서약서에 서명했다.
크라지스니크 대통령은 3주 전 이 국립극장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지막 순간에 거
부, 충성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보스니아 평화중재자들로 부터 『미스
터 노(NO)』라고 불리우던 강경파 인크라지스니크 대통령은 국제적인 압력에 굴복,
장차 보스니아 평화과정의 토대가 될 헌법 및 데이턴 평화협정을 준수할 것임을 선
언했다.
3인 대통령단을 구성하는 회교계의 알리자 이제트베고비치 대통령과 크로아티계의
크레시미르 주바크 대통령은 크라지스니크 대통령에 앞서 이미 충성서약서에 서명
했으며 크라지스니크 대통령은 서명 후 이들 두 대통령과 악수를 교환했다.
이들 3인 대통령단은 서명식 후 4시간 동안 가진 회담에서 오는 25일 세르비아계
가 장악하고 있는 사라예보 외곽에서 다시 회동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달의 총선을 통해 선출된 3인 대통령단은 그 동안 회합장소와 시기 등을 에
워싸고 이견을 노출, 공식 출범하지 못하고 회합을 미루어 왔는데 이날의 서명식에
이어 신정부, 대사 및 각료회의 등을 위한 공직자 임명절차가 이어진다. 서명식을
지켜 본 존 콘블룸 美대통령특사를 포함한 외교관들은 이를 보스니아평화 과정의 주
요한 일보 전진이라고 환영했다.
한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측은 이날 연내에 실시될 예정이었던 보스니아 지방
선거가 내년 봄으로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말썽많은 보스니아 지방선거를 감시할 OS
CE는 『보스니아내의 정치적 어려움』 때문에 지방선거를 97년 봄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층은 그들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서 오는 11월
23-24일 실시될 예정이었던 지방선거를 감시할 OSCE의 권한에 대해 공개적으로 도
전해 왔다.
지방선거가 연기됨에 따라 보스니아 평화과정의 이행을 지원하는 나토(북대서양조
약기구) 평화유지군의 주둔도 오는 연말의 철수시한을 넘기고 계속 주둔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브뤼셀의 나토 관계자들은 지방선거 연기는 오는 12월20일로 임무가 만료되는 나
토평화유지군이 보스니아에 계속 주둔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관측통들은 또 나토평화유지군에 1만5천 병력을 파견, 참여하고 있는 미군도 계속
주둔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이 계속 주둔할 경우 오는 12월 20
일까지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의회에 다짐한 클린턴 대통령의 약속은 깨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