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來正기자」 독일 재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도이체방크(독일 일반은행)의 사령탑이 바뀐다. 힐마르 코퍼총재에 이어 내년 5월부터는 은행내 투자업무 분야를 홀로 개척해온 롤프 브로이어 이사(58)가 지휘봉을 잡는다.
도이체방크는 독일내 유력기업들이 공동출자한 은행으로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에 버금가는 독일경제의 「막후실세」로 대접받아 왔다. 더구나 오는 99년 사실상 막을 올리는 유럽통화의 통합 과정에서 독일없는 유럽 단일경제란 생각할 수 없어 브로이어의 총재 취임은 관심을 끌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브로이어 체제가 되더라도 국제투자부문을 강화해온 기존 노선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브로이어의 발탁으로 도이체방크가 「최적의 조타수」를 찾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브로이어는 유럽 금융계에서 「미스터 금융시장」이란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인물. 그가 독일 선물옵션거래소의 설립을 주도했고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 이사장 시절 전자거래시스템을 도입, 독일내 「주주자본주의」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유럽 주식시장 통합론도 그가 내세우는 지론중 하나.
도이체방크는 지난 9월 자회사인 런던의 모건그렌펠 투자신탁사(MGAM)가 거액의 손실을 내 독일의 대표적 은행으로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손실 뒤처리과정에서 브로이어는 원만한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