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李載昊특파원」 한국은 싫든 좋든 앞으로 4년을 미국의 클린턴정권과 함께 韓美공조를 조율해 가야 한다. 국가간의 관계 유지에는 공식적인 외교외에 사적(私的)채널도 중요한 몫을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민주당정권의 핵심에 닿을 수 있는 한국의 인맥은 미미하다. 이것은 한미관계가 군사동맹관계로부터 출발한데다가 朴正熙정권 이래 지난 30년동안 한국을 움직여 온 파워맨들은 주로 군출신이었고 이들은 우파 보수적인 미국의 공화당정권과 더 친했기 때문이다.
클린턴정권과 비교적 대화가 통하는 한국측 인사로는 李洪九신한국당대표 韓昇洲고려대교수 韓完相방송대총장 具平會무역협회회장 吳世應(신한국당) 鄭夢準의원(무소속) 등이 꼽힌다.
李 대표는 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가 총장을 지낸 美에모리 대에서 학부를 마친뒤 예일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해 현 클린턴 정권의 핵심인맥과 넓은 교분을 갖고 있다. 클린턴이나 그 부인 힐러리는 함께 예일대에서 공부해 핵심참모중에 예일인맥이 포진해 있다. 예일인맥외에도 하버드대에서 클린턴 행정부에 들어가 동아태 정세정보분석관을 지낸 에즈라 보겔 교수도 李대표의 친구다.
韓교수는 원래 미국통인데다가 93, 94년 외무장관 재직시절 미국측과 북핵문제 논의 과정에서 깊은 신뢰관계를 쌓았고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과는 개인적으로 매우 가까운 사이다. 韓총장은 레이니 대사와 美에모리대 동문으로 과거 5, 6공 권위주의 정권 때부터 美남부의 민주당 인사들과 교분이 두터웠다. 클린턴 집권 초기 주미대사를 지내 미키 캔터 상무장관, 바리세프스키 무역대표보와 절친한 韓昇洙부총리도 클린턴정권통(通)이나 사적 채널은 아니다.
具平會회장은 한미경제협의회(KUSEC)의 회장으로 민주당의 본거지인 美동남부지역의 경제인들과 교분이 두텁다.
민주당측과는 전통적으로 金大中국민회의총재가 깊은 관계를 맺어 왔다. 金총재는 카터전대통령,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 등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과 깊고도 오랜 교분이 있다.
클린턴정권의 한국 인맥 역시 강하다고는 할 수 없다. 헤리티지재단의 리처드 알렌 처럼 오히려 과거 공화당 인사들중에 한국통이 더 많은 형편이다. 민주당 인사중 한국통이라면 북핵 대사를 했던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장, 재미 한국인 변호사 金碩漢씨의 파트너로 클린턴의 측근중의 측근인 흑인 변호사 버논 조단, 카터정권에서 아태차관보를 했던 리처드 홀브루크 보스니아 특사, 은퇴한 샘 넌 전상원 국방위원장,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스탠리 로스 평화연구소 연구원, 클린턴의 대북(對北) 특사인 빌 리처드슨
하원의원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