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李東官특파원」 7일 출범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일본총리의 2차내각은 1차 내각때의 인물들이 당과 정부의 중추에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대내외 정책 변화는 없을 것같다.
그러나 지난 93년7월 자민당 장기집권이 붕괴된 이후 3년3개월만에 단독정권으로 복귀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사민당 및 신당사키가케와 「한지붕 세가족」살림이었던 연정시절 보다는 자민당 독자 색채가 두드러질 것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 가장 주목되는 것 중 하나는 대국(大國)주의를 추구하는 보수우익 노선의 본격적인 대두 가능성이다.
하시모토 총리는 온건 이미지로의 변신 노력을 해왔음에도 기본적으로 대국주의 지향색채가 짙은 인물. 이미 「일본의 비전」 「정권탈환론」 등의 저서를 통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입 △유엔평화유지활동(PKO)적극참여 △평화헌법의 개정필요성 등을 역설해왔다.
따라서 자민당 정권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입과 자위대의 적극적 해외파병 등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되며 평화헌법 개정논의의 뚜껑이 하시모토 정권에서 열릴지 모른다는 경계심도 일고 있다.
하시모토 총리는 또 당내 독자 기반이 없이 가토 고이치(加藤紘一)간사장으로 대표되는 온건 소장중진세력과 가지야마 세이로쿠(梶山靜六)관방장관을 주축으로 한 원로보수세력간의 세력 균형 위에 서있다. 따라서 당내 세력판도가 어떤 계기로 보수쪽으로 쏠리면 자민당의 잠재적 보수성향이 한꺼번에 분출될 가능성이 크다.
자민당내에서는 사민당과의 「정책연합」이 순탄치 않으면 내년 참의원 선거 때 재차 중의원을 해산, 확실한 단독과반수 의석을 노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대두하고 있다.
하시모토 정권은 내정 차원에서는 일단 선거때 구호로 내건 행정개혁 추진에 가장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서는 종전에 파이프 역할을 해온 사민당이 사실상 군소세력으로 전락, 북한과의 관계는 자민당이 독자적으로 펼쳐갈 전망.
또 독도 영유권문제의 불을 당겼던 이케다 유키히코(池田行彦)외상,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뭐가 나쁘냐』고 발언한 가지야마 관방장관이 유임됐고 파벌안배식 각료배분으로 옛 인물들이 대거 입각, 각료들의 과거사 망언이 계속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