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李圭敏특파원」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경제덕분에 클린턴대통령이 재집권했다는 분석이 나올만큼 미국 경제는 전성기를 맞고 있다.
수치상으로도 미국경제는 금세기들어 가장 실속있는 성장기에 있다. 지난 2.4분기(4∼6월)의 경제성장률이 기록적인 4.8%를 달성한데 이어 3.4분기(7∼9월)에도 2.3%의 성장을 기록, 잠재성장률(2.0%)을 웃돌았다. 실업률도 올들어 4%대를 유지, 완전고용 상태를 보이면서 지역별로는 구인난 현상까지 나타났다.
금리도 하향 안정세이며 주식시장은 툭하면 신기록 행진이다. 기업의 이윤은 3.4분기에 작년동기대비 27%나 증가했다. 반면 물가는 1.9% 상승에 그쳤다.
무엇이 미국의 경제를 이처럼 건강하게 만들었는가. 한마디로 현재의 경제 호황은 지난 10여년간 미행정부와 기업들이 합심해 끈기있게 추구한 「경쟁력향상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지난 70년대부터 미국의 제조업은 일본과 유럽에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고 급기야 80년대 들어 미국이 순채무국으로 전락하는 수모도 겪었다.
미국정부는 제조업의 재건을 위해 우선 컴퓨터와 통신분야 등 첨단기술 개발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내놓았다. 기업은 감량경영과 기업재편(리스트럭처링)을 실시, 정부정책이 상승효과를 거두도록 노력했다.
특히 80년대 말 냉전시대가 끝나면서 군비(軍備)에 퍼부어지던 막대한 재정이 산업경쟁력 제고에 투입되자 그 효과는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연방정부가 재정지출을 줄여 자금 흐름을 민간 쪽으로 돌리자 놀랍게도 93년 이후 미국내 제조업 설비투자는 매년 10% 이상 증가했다. 미국처럼 경제적으로 성숙된 나라에서는 상상키 어렵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업의 생산효율은 향상됐고 산업은 다시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호황물결을 타고 가계부문에서 내구소비재를 대량 구입하면서 최근 수요가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제상태가 오는 2003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내년 상반기로 좋은 시절은 끝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체질적으로 건강해져 과거같은 극심한 어려움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