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대 「안보의 보루」에서 경제전쟁시대 「번영의 보루」로….
오는 25일부터 제4차 아시아태평양경체협력체(APEC)연례정상회담이 열리는 필리핀 루손섬 남서부의 수비크만을 일컫는 말이다.
수도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80㎞ 떨어진 수비크만은 92년까지 미군 최대의 해외주둔 해군기지로 유명했던 곳.
그러나 지난 91년 해군기지 사용협정이 만료되면서 자유무역항으로 탈바꿈해 필리핀 경제회생의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재건을 기치로 든 라모스 정권은 오는 98년까지 연간 77억달러를 투입, 수비크만을 제2의 홍콩으로 개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다.
대규모 컨테이너항구와 국제공항 외에도 전자단지 비즈니스센터 석유저장탱크 발전소 하수처리장 등 필리핀에서는 드물게 완벽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규모 면세조치까지 마련했다.
지금까지 진출한 업체는 약 2백20여개. 세계 굴지의 컴퓨터업체인 대만의 에이서를 비롯, 미국의 항공화물회사 페더럴 익스프레스, 중전기업체 엔론 등이 창출한 고용시장규모만도 3만5천명. 여기에 다시 10억달러 이상의 투자가 예약돼 있다.
〈權宰賢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