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담이 개최되는 필리핀 마닐라와 수비크만에서의 폭발물발견설에 대해 라모스 필리핀대통령은 「훈련용」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 회담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것은 마닐라 공항 등 현지 보안관리들이 익명을 조건으로 이를 실제상황인 것 같다고 말하고 있어 그 진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마닐라 APEC 정상회담 개최를 반대하는 필리핀 국내 정치세력의 목소리는 주로 비난과 반대를 천명하는 성명에 그쳐 왔을뿐 폭발물을 동원한 극한적인 테러위협은 없었다.
그러나 APEC에 대한 필리핀내 반대여론이 최근 비등한 점과 좌익세력 등 의 반정부활동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의 방해책동은 예견된 상태.
이 때문에 개최 이전부터 2만6천명의 특수요원을 동원, 철저한 보안을 다짐해 온 필리핀 경찰 등은 여하튼 이번 사건으로 테러를 저지를 수 있는 국내의 과격 정치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감시활동에 돌입했다.
정상회담 개최 이전부터 필리핀을 휩쓸고 있는 APEC 반대 여론은 주로 중도적인 성격의 학생 및 사회운동단체 그리고 기독교 사회운동과 좌익세력에 의해 주도돼 왔다.
APEC회담 개최 반대여론은 반정부 투쟁전술의 일환과 필리핀의 독특한 발전전략에 대한 모색을 수반하고 있다.
반대세력들은 APEC가 추구하는 자유무역이 결국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에만 이로울 뿐 필리핀내의 노동자 농민과 중소기업인 등을 희생시키는 제국주의적 음모와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APEC 반대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단체는 크게 보아 네개다. 우선 지난주 필리핀 공산주의 운동의 지도자격인 라그만이 체포된 것을 항의하며 APEC 반대운동을 선언한 좌익단체인 산라카스가 있다.
또 가장 영향력이 있는 단체로는 국내 비정부 조직들이 모인 Code―NGO그룹이 있으며 이들은 20,21일 이틀동안 5천여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APEC에 반대하는 대중집회를 열었다.
이밖에 중도적인 성격의 마닐라 인민광장(MPFA)과 좌익성격의 신애국동맹(NPA) 등이 정상회담을 겨냥, 24일 수비크만에서 차량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尹聖勳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