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은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전 지구촌이 대권경쟁에 후끈 달아올랐던 한해였다. 그러나 각국의 대권경쟁이 대부분 기존 권력자의 집권 2기체제로 막을 내린 지금 차기 대권을 노린 물밑싸움은 더욱 치열해진 느낌이다. 시간이 흐를 수록 윤곽을 드러낼 각국의 차기 대권주자들과 「차기」 선점경쟁 등을 시리즈로 점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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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京〓黃義鳳특파원」 중국의 차기 대권주자는 현집권자인 江澤民(강택민)국가주석 겸 당총서기의 권력장악력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다. 鄧小平(등소평)사후 강체제가 와해될 경우 조기에 차기 대권후보가 부상할 수도 있는 반면 장기간 강주석의 독주가 지속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등사후 강체제의 지속여부는 △천안문사태 재평가 △군부의 향배 △빈부격차와 지역간 갈등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단 8년여동안 권력기반을 꾸준히 다져온 강주석이 등사후에도 상당기간 집권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나 권위가 취약한 강주석이 등사망과 더불어 라이벌의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등사후 강주석이 위협받는 상황을 상정하면 대권도전 후보는 현 최고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李鵬(이붕·68)총리 喬石(교석·72)전인대(全人大)상무위원장 朱鎔基(주용기·68)부총리 등과 趙紫陽(조자양·77)전총리로 압축된다.
이붕총리는 외견상 대권에 가장 가까이 접근해있다.북경파의 거두로 행정능력을 발휘, 국무원의 관료층에 지지세력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데다 6.4천안문사태 강제진압에 앞장섰다는 전력으로 인해 국민 이미지에 문제가 많다는 게 약점이다. 내년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총리는 명예직인 국가주석직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권도전과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서열3위인 교석위원장이 강력한 대권도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의회인 전인대와 공안부문을 장악하고 있는 교위원장은 총서기직을 제외한 거의 모든 요직을 섭렵한 인물. 조자양 전총리는 천안문사태 당시 강경진압을 반대, 실각당했으나 이 점이 또한 그의 복귀를 점치는 근거가 되고 있다. 권력기반을 많이 상실했으나 일반민중과 지방관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제개혁은 물론 반부패투쟁을 포함한 정치개혁정책도 추진한 바 있는 조전총리가 대권에 도전할 경우 중국정국에 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다. 주용기 부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