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멕시코주 출신 7선 의원인 리처드슨은 미수교국이나 분쟁지역 등 「껄끄러운」 상대국과의 협상을 통해 미국의 인질을 생환시키는데 잇단 공적을 세움으로써 미국인들의 자존심과 영웅심리를 만족시켜주고 있다.
그는 지난 94년 휴전선 순찰비행중 북한영내로 진입했다 피격된 미군헬기조종사 보비 홀 준위의 석방교섭을 타결시켜 우리나라에도 유명해졌다. 그후에도 그는 북한뿐 아니라 이라크 베트남 쿠바 등 미국의 미수교국과의 협상에 타고난 수완을 발휘, 비제도권 외교의 「해결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사막지대에 여행갔다가 이라크에 불법입국죄로 투옥된 후 간첩 혐의로 8년형을 선고받은 윌리엄 발룬과 데이비드 댈리버티 등 2명의 미국인 엔지니어를 사담 후세인대통령과의 단독 협상을 통해 귀환시켜 국민적 환영을 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베트남을 방문, 1백쪽에 달하는 베트남전 실종미군에 관한 정보를 베트남정부로부터 얻어내 양국 수교의 촉매 역할을 담당했다. 또 같은해 인도 카슈미르 지방의 분리주의자들에 의해 인질로 잡혔던 한 미국인의 석방교섭을 위해 인도를 방문하기도 했다.
금년 2월에는 쿠바의 카스트로를 방문, 3명의 정치범을 석방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처럼 비공식적 경로의 협상에서 뛰어난 협상술을 발휘하는 그는 백악관과의 사전교감을 통해 상대국에 정치적인 선물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일부의 추측에도 불구하고 독재자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화술과 태도를 지닌 것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다리를 꼬고 앉은 것을 보고 후세인이 나가버리자 자세를 고친 뒤 기다렸으며 카스트로를 만날 때는 카스트로가 궁금해하고 있는 미국의 최신정보를 들려주었다고 그는 언론에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