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싱가포르의 첫 각료회의를 앞두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는 회의 합의문서인 각료선언 초안 작성과정에서 섬유 노동 농업 「新이슈」등 4개 분야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WTO는 지난 25∼29일 제네바에서 레나토 루지에로 사무총장 주재로 합의 초안 작성을 위한 막판 협상을 가졌으나 이들 분야에서 회원국들간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지금까지의 논의 결과를 각료회의에 상정해 최종 결정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국들은 WTO 합의사항에 대한 지난 2년간의 이행상황을 평가하는데 있어 분쟁해결을 비롯한 상당 부분이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으나 섬유분야에 있어서는 평가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는데 섬유수출국들은 수입국들이 섬유협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회의 의제를 놓고 주요 선진국들은 투자와 노동기준 경쟁정책 정부조달(부패방지)등 이른바 「新이슈」를 다룰 것을 주장한 반면 일부 開途國들은 각료회의가 新이슈를 거론하기 보다 기존 합의사항의 이행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한국은 회의 준비과정에서 지역주의 문제를 의제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해 의제에 반영시켰는데 어느 지역 무역협정에도 가입하고 있지 않은 우리측은 각종 지역협정의 폐쇄적 요새화를 방지하기 위해 다자무역체제의 강화와 지역주의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이 문제의 의제포함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아울러 각료선언 초안에 WTO 분쟁해결 문제를 별도의 주요 항목으로 신설할 것을 주장, 의제에 반영함으로써 강대국의 압력에 의한 통상분쟁 해결방식에 일단 제동을 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쟁정책 분야에 있어서 유럽연합(EU)측은 독점금지법에 대한 WTO 다자규범 형성을 목적으로 한 제안을 제출했으나 일본등은 독점금지 조치 뿐 아니라 반덤핑 등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무역조치까지 포함시킬 것을 요구해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산물 후속협상에 대비한 준비작업 방향을 WTO농업위원회 보고서에 구체적으로 반영하자는 케언즈 그룹(농산물 수출국)과 이에 반대하는 한국과 일본, EU등의 입장이 맞서고 있는데 농업위원회는 결국 농업 후속협상의 일정 준수문제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해 각료선언의 해당 문안이 미결상태로 싱가포르 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