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핵심쟁점 논란 계속…각료회의 속개

  • 입력 1996년 12월 10일 11시 52분


세계무역기구(WTO)는 창설 이래 처음 열린 각료회의첫날부터 최대 핵심쟁점인 정보기술협정(ITA)과 노동-무역연계 문제등으로 선·후진국과 이해당사국들간의 날카로운 논란을 벌인데 이어 10일 이틀째 회의를 속개했다.

특히 「뉴 이슈(새 쟁점)」의 핵심인 노동 환경등 「사회적 기준」과 무역을 연계시키자는 서방 선진국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개도국들이 대부분 예민하게 반응, 개막첫날부터 광범한 파장을 일으켰다.

美측 협상관계자들은 이날 ITA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말하고 이번 회의기간중 협상을 타결짓지 못할 경우 협정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고 경고, 각국의 적극적인 호응을 촉구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간의 입장차는 더욱 벌어진 채 막후 접촉에서도 전혀 접근을 보지못한 것으로 알려져 실제 이번 각료회의 폐막까지 ITA 타결선언이 나올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졌다.

미국과 유럽, 일본측은 특히 ITA의 포괄범위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으며 개도국들은 오는 2000년으로 잡혀있는 무관세 시행시기가 지나치게 촉박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회의 소식통들은 전했다.

美측은 범위 문제에는 신축성을 보이고 있으나 2000년 시한에는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ITA 문제는 각료회의 페막선언과는 별도의 문서로 정리, 발표될 가능성이 대두됐다.

미국은 이와 별도로 전화와 팩스, 기타 정보통신시장 개방에 관한 국제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촉구하는 자리를 새로 마련, 이 부문 타결을 향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샬린 바셰프스키 美무역대표부(USTR)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각료회의와는 별도로 35개국 통상장관들을 초청해 입장 설명및 절충을 벌였다.

한편 무역과 노동및 사회권 연계문제와 관련, 바셰프스키 美 직무대행은 국제무역자유화는 반드시 노동자들의 권익문제를 연계시켜야 한다는 입장아래 강제노역, 아동노동 금지, 노조결성의 자유 보장등에 관한 사항을 무역협정에 포함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도국들은 이같은 사회적 기준설정 문제가 WTO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라는 기본 시각 아래 이를 선진국들의 새로운 무역장벽 설정 움직임으로 받아들이는 등 반발입장을 내보였다.

귄터 렉스로트 독일 경제장관은 이 문제로 WTO에서 대결국면이 조성되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사회적 기준설정 문제가 보호주의를 위한 빌미로 이용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이밖에도 농산물시장 개방문제, 자유화 원칙에 입각한 국제적 투자규약 마련 문제, 금융자유화 문제등도 주의제로 다뤄진다.

선진국들과 개도국들은 이들 대부분의 현안에서 날카로운 이해대립을 빚고 있어 이틀째 회의에서도 전반적으로 자유화 폭 확대를 요구하는 선진국들과 특수입장 반영을 강조하는 개도국들의 입장이 절충되는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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