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극을 벌이고 있는「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이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게릴라중에는 26세의 뉴욕출신 여성 로리 베렌슨이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끈다.
베렌슨은 지난해 11월 체포돼 올해 1월 페루의 군사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혐의는 반란. 당국은 그가 MRTA의 지도자란 것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원래 베렌슨은 기자다. 그는 지난 6월 미의회에 보낸 편지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그리고 군사재판이 아닌 정식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MRTA의 제2인자 페테르 카르데나스를 비호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털어 놓았다. 또 자신은 MRTA 운동의 정당성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게릴라 소탕에 혈안이 돼 있는 페루당국의 심기를 건드렸음은 물론이다.
그가 정치범이라는 것이 인권단체들의 주장이다. 페루당국은 기자나 인권조사단원들을 체포하거나 기소한 적이 많다. 더구나 알베르토 후지모리대통령은 그의 모습을 수차례 국내 텔레비전에 등장시킴으로써 자신이 미국조차도 겁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근히 과시했다.
베렌슨은 험준한 안데스산맥에 있는 야나마요 교도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창문도 없고 섭씨 영하 18도까지 내려가는 싸늘한 교도소에서 건강이 악화될대로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시민인 그는 미국과 페루관계의 눈엣가시가 되고 있다. 지난 8월 빌 리처드슨 미의원은 클린턴 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후지모리대통령을 만났다. 리처드슨은 지난 12일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회견에서 새 각료로 발탁되더라도 계속 베렌슨을 돕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리처드슨은 최근 유엔대사로 임명됐다.
〈金眞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