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밤 페루 리마의 일본대사관저에서 벌어진 인질극에는 李元永(이원영)주페루한국 대사외에도 재일교포인 미쓰비시 상사원 이명호씨를 포함, 한국인 2명이 잡혀있어 온국민의 마음을 졸이게 하고 있다. 그러나 재페루 한인회장 金紀明(김기명·55·무역업)씨는 이날 본사와 가진 두차례의 국제전화에서 좌익게릴라들이 한국에 특별히 감정을 가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협상과정에서 몇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질들을 풀어준다면 한국인 두사람이 조기에 석방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는 얘기다. 현재 인질중에는 페루의 각료로는 프란시스코 투델라외무장관과 로돌포 무난테농업장관이 잡혀있어 게릴라들이 이들을 어떻게 취급하는지가 앞으로의 협상과정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지금까지의 큰 인질극 해결방식을 보면 범인들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회유하다가 이들이 탈진할 시간대에 엔테베식으로 기습하는 전략이 애용된다. 김기명회장과 현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페루의 대테러 진압특수부대는 상당한 임무수행 능력을 인정받아왔다는 것. 페루의 특수부대는 군과 경찰 소속이 있으며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이 지난 90년이후 반정게릴라 소탕을 어느 정권보다도 강화해왔기 때문에 높은 훈련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현지 교민소식통은 전했다.
이날 범인들은 파티가 시작된 직후 꽃배달과 음식 서비스요원 등으로 위장해 대사관저에 개별적으로 들어가 메인홀에서 한명이 공포탄을 발사한 것을 신호로 인질극을 시작했다고 김회장은 전했다.
김회장은 범인들이 인질극을 벌인지 12시간이 지난 18일 아침 8시(현지시간)현재 일본 대사관저 내부에서 별다른 소동은 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범인들이 도시게릴라에 속하지만 잔인하거나 난폭한 모습은 아직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것. 결국 페루 정부가 각국 외교사절들이 인질로 잡혀있기때문에 이들과 협상하지않을 수 없으나 자국의 내정문제이므로 페루의 주요인사만 인질로 남기고 외국인은 조기에 풀어줄 가능성도 없지않다는 것이 현지교민들의 전망이다.
〈尹喜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