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주재 한국대사관 金玉洲(김옥주)참사관은 일본대사관저에서 뚜렷한 움직임이 없으나 인질석방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18일밤 동아일보와의 국제전화에서 밝혔다.
―李元永(이원영)대사와는 연락이 됐는가.
『오늘 오전 7시경(한국시간 18일 밤 9시) 캐나다대사 부인을 통해 이대사가 무사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캐나다대사 부인도 인질로 억류돼 있다 풀려났는데 얼마 뒤 억류된 남편이 집으로 전화를 해 안전하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국의 이대사도 옆에 있는데 아무 일 없으니 이대사 부인에게 연락해달라」고 부탁했다며 대사 부인에게 이 소식을 전해왔다』
―게릴라와 페루정부의 교섭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페루 적십자사 총재가 중재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고 내무부장관이 직접 협상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그러나 게릴라들은 후지모리 대통령과의 직접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범인들은 특히 현재 수감중인「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 게릴라 4백85명 전원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인질로 잡힌 외국대사가 몇명인지 확인됐는가.
『인질 가운데 외교관은 모두 3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일본 독일 캐나다 등 15개국의 대사가 포함돼 있다. 페루측에서는 외무장관 농림장관과 6명의 국회의원이 인질로 잡혔다』
―인질에 북한대사는 없는가.
『북한대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과 일본은 외교관계가 없기 때문에 리셉션에 초청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대사관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본부의 지시에 따라 직원 4명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페루정부 및 경찰과 수시로 접촉, 이대사를 비롯한 인질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교민들에게도 신변안전을 당부했다』
―인질 가운데 재일한국인이 포함돼 있다는데….
『李明浩(이명호)라는 이름의 재일교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적은 일본인 것 같다. 2년전 미쓰비시 주재원으로 이곳에 온 것으로 안다』
―게릴라들은 어떻게 대사관저에 침입했나.
『게릴라들이 폭탄으로 대사관저 차고문을 파괴한 뒤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릴라들은 AK소총과 수류탄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여자도 2,3명 끼여있다. 범인들은 현지라디오에 전화를 걸어 인질들을 「전쟁포로」라고 부르며 자신들이 「우에르타」라는 사람의 지휘를 받고 있으며 특공대이기 때문에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등의 얘기를 하기도 했다』
〈方炯南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