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주재 일본대사관저 인질사건 발생 이틀째를 맞아 사건당사국인 일본정부를 비롯, 그 곳에 자국의 외교관들이 인질로 잡혀 있는 미국 등 관련국가는 19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본격적인 대책마련에 들어가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일 본 ▼
일본의 이케다 유키히코 외상은 이날 이번 인질사건 해결을 위해 긴급대책팀을 꾸려 현지로 출발.
이케다 외상은 출발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페루좌익반군이 억류중인 인질들을 석방시키기 위한 일본측 노력을 주도하기 위해 현지로 직접 가게 됐다』고 설명.
또 칠레 브라질 멕시코 등 인근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주재하고 있는 일본외교관들도 이 사태 해결에 참여하기 위해 급거 리마로 이동.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내에 설치했던 대책실을 이날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를 본부장으로 한 「페루주재 대사관저 점거사건 대책본부」로 격상시켜 오후 13개 관계부처 각료가 참여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
한편 일본 궁내청은 오는 23일 예정이었던 아키히토 일왕의 탄생축하기념행사를 중지하기로 19일 결정.
하시모토 총리는 이날 궁내청을 방문, 페루주재 일본대사관저 점거사건이 일왕 탄생기념행사장에서 벌어진 점 등을 감안해 이 행사를 중지해줄 것을 요청.
▼ 미 국 ▼
빌 클린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과 일본의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에게 페루 일본 대사관저 인질극의 해결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했다고 미백악관이 발표.
마이클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클린턴 대통령이 하시모토 총리와 후지모리대통령에게 우려를 표명하고 미국정부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도울 용의가 있음을 알리기 위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무부의 니컬러스 번스 대변인은 『미국은 테러와는 타협을 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대(對)테러부대를 페루에 파견할 수 있음을 암시.
▼ 캐나다 ▼
장 크레티엥 캐나다 총리는 18일 페루 극좌반군이 리마주재 일본대사관저를 무력점거, 앤서니 빈센트 캐나다 대사를 비롯, 4명의 캐나다인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사태를 개탄.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캐나다는 모든 국제테러행위를 규탄하며 그같은 무분별한 폭력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난.
▼ 말레이시아 ▼
말레이시아정부는 18일 페루주재 자국 대사인 아흐마드 모크타르 세라트가 인질로 잡혀 있음을 확인하고 『우리는 페루 내부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는 말레이시아 대사를 인질로 잡고 있는 것을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즉각 석방을 요구.
그러나 아직 정부차원에서 협상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마련을 내놓지 못하고 현지 상황파악에 분주.
▼ 브라질 ▼
브라질정부는 일본 대사관저에 억류돼 있는 자국 대사의 석방협상을 위해 특별 대표단을 18일 리마에 급파.
〈워싱턴〓李載昊·東京〓李東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