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중국은 어디로 가고 있으며 어떻게 변할까. 일부 서양학자들의 예측대로 중국도 옛소련처럼 민족별로 나누어져 붕괴될까.
지난 11월초부터 1개월여동안 홍콩공개대에서는 「중국의 신동향」이라는 제목의 공개시리즈 강좌가 열렸다.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최근 중국 정치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중국공산당 내부의 분화로 당의 권력이 기업가 쪽으로 이양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영기업의 주식이 50대 50의 비율로 국가와 기업인이 공유하는 방향으로 분리되면서 새로운 반관반민의 중간계층이 형성됐다. 이들은 공산당원이면서 동시에 자본가다. 이 계층은 이미 세력이 커져 중앙에 대항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공산당 전국대표자대회 구성원들중 상당수를 이들이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이들 신흥 자본가 공산당원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공산당 조직을 옹호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공산당은 붕괴되지 않을 것이다. 공산당은 형식상으로는 현재와 같이 유일한 지배정당으로 존재하면서 내부 분화를 통해 서서히 자본주의 노선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둘째, 중국군은 현재 국지전(局地戰)에서 결정권을 장악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급속히 현대화하고 있다. 중국이 만약 21세기에 전쟁을 일으킨다 해도 그것은 핵전쟁이나 슈퍼전쟁은 아니며 오직 국지전에 국한될 것이다.
중국이 구상하고 있는 유력한 목표는 먼저 대만을 통일시키고 그 다음으로 남중국해 지역을 장악하는 것이다. 이 지역은 석유를 포함한 자원의 보고다.
중국이 현재 대만을 공격할 능력은 없다. 대만 침공에 대비한 군제편성에만 6개월내지 1년이 걸린다. 그리고 전쟁예산도 마련해놓고 있지 않다. 따라서 중국은 먼저 홍콩의 주권을 회복하고 꾸준히 군사력을 현대화하여 21세기 초에는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평화공세와 무력시위를 동시에 구사, 대만을 편입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앞으로 수년내에 항공모함을 가질 계획이다. 이는 남중국해의 석유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동남아 각국에 큰 우려를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21세기 중국 외교의 기본목표는 확고한 힘의 우위를 발판으로 아태지역의 「맏형」으로 부상하는 동시에 홍콩 대만을 포함한 대중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는 한당(漢唐)시대의 대중화(大中華)문화를 부흥시켜 보자는 뜻이기도 하다. 이같은 기본 목표 때문에 중국은 다음 세기초에 대만을 꼭 통일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방 중국학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당과 군의 지나친 상업화다. 당과 군부가 상업에 종사함에 따라 엘리트 당원과 차세대를 이끌 군부 지도층이 물욕에 급격히 부패되고 있다. 이 현상이 중국사회 전반의 자본주의화와 맞물려 진행된다면 10년내에 중국 공산당과 정부 그리고 군부는 통합력을 잃고 권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 이 경우 공산당과 군부내의 극좌파가 이같은 현상에 반발, 도전하는 제2의 문화혁명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광 석 <홍콩부디스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