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0일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UNSCOM)의 활동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함으로써 지난 90년 8월 쿠웨이트침공에 따른 對이라크 경제제재조치를 해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15개 이사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공식성명을 통해 "이라크가 유엔사찰단에 약 1백30기의 미사일 엔진을 해체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유감"이라며 "이라크는 분석을 위한 무기사찰단의 미사일엔진 해체를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란체스코 파올로 풀치 안보리의장(이탈리아)은 유엔의 제재조치가 해제되기 위해서는 미사일제조에 사용된 물자에 대한 사찰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는 이달초 이들 러시아제 미사일 1백30기를 미국의 한 실험실로 가져와 과연 이라크가 엔진과 주요 부품을 해체하고 사정거리가 짧은 미사일로 대체시켰는지 여부를 확인하자는 사찰단의 요구를 거부했었다.
유엔결의안은 6년간 지속되고 있는 이라크의 원유수출금지조치 완전해제에 앞서 사찰단이 인접국들을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등 이라크의 모든 대량파괴무기의 제거여부를 확인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이라크는 그간 사정거리 1백50㎞ 이상의 미사일을 모두 제거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해왔으나 사찰단은 이라크가 성능이 좋은 러시아제 미사일엔진과 부품을 이라크제 미사일에 장착, 보다 강력한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롤프 에케우스 UNSCOM단장은 "이라크는 아마 이같은 미사일사찰을 매우 걱정하기 때문에 사찰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것같다"면서 "이라크가 미사일을 파괴하기 전에 얼마나 많은 주요 부품이 미사일 본체에서 제거됐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에케우스단장은 이라크관리들 조차도 이라크가 러시아제 미사일 엔진을 이라크제 미사일에 장착했음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타레크 아지즈 이라크부총리는 지난 25일 에케우스단장에 보낸 서한에서 스커드미사일을 처음 생산한 러시아에서 부품을 분석하자고 제의했으나 에케우스단장은 컴퓨터에 의한 미사일 재조립은 美 앨라배마州 헌츠빌의 한 실험실에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