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眞敬기자] 「킬링필드」의 현장을 외국자본으로 정비하는 계획이 캄보디아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캄보디아 문화부는 최근 한 한국인 투자자가 더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투올 슬렝 기념관을 정비하자는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투올 슬렝 기념관은 70년대 크메르 루주의 집권당시 2만명이 고문당한 후 살해된 「죽음의 현장」. 원래 고등학교 건물이었으나 毛澤東(모택동)주의자인 크메르 루주가 75∼79년 캄보디아를 통치하면서 감옥 겸 처형장으로 사용됐다. 크메르 루주에 의해 부녀자와 어린이가 포함된 2만명이 반란혐의로 이곳에서 고문당한 후 처형당했다. 이중 단지 7명만이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져있다.한마디로 투올 슬렝은 사회를 완전히 개조하려는 극단주의자들이 어떻게 2백만명이나 되는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일깨워주고 있다.
현지 교민 서성호씨가 제출한 제안서에 따르면 아직 전시되지 않은 사진과 슬라이드를 창고에서 꺼내는 등 전시물들을 재배치하고 조명과 음악, 안내방송을 통해 관람객들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것. 대신 입장료를 받아 보수비와 운영비를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대한무역진흥공사 프놈펜주재 윤광덕 관장은 『투올 슬렝 기념관은 「섬뜩함」때문에 캄보디아 내외국인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며 『최대 1백만달러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예상되나 사업성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문화부관계자는 기념물들이 열악한 시설때문에 제대로 보존되지 못하고 있어 기념관의 보수가 불가피하다며 올해중 서씨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인 사이에서는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캄보디아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념관이 상업화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 일부관리들도 『역사기념관을 외국인의 손에 맡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예산을 확보해 기념관을 개보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