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내정기자] 수백만 유태인을 가스실로 몰아넣은 히틀러를 지금 복제해 낸다면 「복제인간」 히틀러도 똑같은 만행을 저지를까. 지난 76년 사망한 毛澤東(모택동)이 죽기전 복제 모택동을 만들어 놨다면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鄧小平(등소평)이 사망한 지금 중국의 개혁개방은 지속될 수 있을까.
영국과 미국의 연구소가 양(羊)과 원숭이를 복제한 사실을 발표한 이후 전세계는 인간의 「영혼과 행동」도 과연 복제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로 들끓고 있다.
타임 최신호는 이 문제를 다룬 특집기사에서 만약 유전자 복제로 똑같은 영혼을 가진 인간이 탄생한다면 자존심이 강한 부류들이 상대적으로 이 기술을 보다 빈번히 찾게돼 지구상에는 자만자족형 인간들이 득실거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잡지는 그러나 똑같은 유전자와 외모를 가진 인간들도 사회환경에 따라 성격과 행동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유전자복제〓영혼 및 행동복제」로 인식하는 것은 일종의 고정관념이라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특히 형제간 출생순서에 따라 성격이 규정된다는 최근 연구결과를 인용, 인간의 성격은 사회적인 상호작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전자 복제〓영혼복제」라는 관념이 성립된 데는 유전적 차이를 인간의 행동양식 차이의 유력한 근거로 설명하는 행동유전학과 진화심리학 등 여러 이론들이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 타임은 그러나 행동유전학 등의 접근법이 인간행동을 어느 정도 설명하는 데 유효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동일 유전자 인간들이 대표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입(感情移入)도 유전자가 전혀 다른 사람간에도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