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위기로 치닫던 알바니아 사태는 9일 살리 베리샤 대통령이 반군들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하고 야당과 반군 일부세력이 이를 환영하면서 극적 타협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베리샤 대통령은 이날 전국에 생중계된 TV와 라디오 연설에서 모든 정파를 포괄하는 거국내각 구성과 2개월내 조기 총선실시를 제의하면서 국민적 화해를 촉구했다.
베리샤 대통령은 또 반군들에 대한 총 사면을 제시하고 남부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무장시민들에게 1주일내에 무기를 반납할 것을 촉구했다. 베리샤 대통령은 이날 야당지도자들을 초청, 회담한 후 이같이 제의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사회당은 베리샤 대통령의 제안을 수락한다고 밝혔으며 블로러 등 남부도시를 장악하고 있는 일부 반군들도 공중에 축포를 쏘고 거리에 수류탄을 던지는 등 환영을 표시했다. 지난 1월 피라미드식 금융사기 사건으로 촉발된 알바니아 소요사태는 반정부세력들이 남부 7개도시를 장악하면서 내전위기가 고조됐고 지난 8일부터는 블로러 등지에서 여성과 어린이 수백명이 그리스 이탈리아 등 인근국가로 피란을 가는 등 대탈출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지난 8일에는 1백50여명의 여성과 어린이가 소형여객선으로 그리스의 코르푸섬으로 떠났으며 이날 이탈리아에 도착한 또다른 난민 약40명은 다시 알바니아로 되돌려보내졌다.
9일도 베리샤 대통령이 반군의 요구를 수용하기전 약5백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이 카카비아 지역의 국경을 넘어 그리스로 도피하는 등 탈출행렬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