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언제 어디를 거쳐오나…빠르면 週內 中출발

  • 입력 1997년 3월 10일 20시 10분


[북경〓황의봉특파원·문 철기자] 黃長燁(황장엽)북한노동당 비서의 망명처리를 둘러싼 韓中(한중)간 막바지 협상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한중 양국은 이미 황비서의 「제삼국을 경유한 한국행」에 의견접근을 보았으나 북한이 최종적으로 묵인의사를 밝히지 않아 설득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북경출발 ▼ 외무부 ▼ 柳光錫(유광석)아시아태평양국장은 10일 『금주나 내주중에 협상이 타결될 수도 있다』고만 말했지만 북경의 한국대사관 고위관계자는 『금주내 출국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황비서는 만반의 준비가 돼 있어 협상만 타결되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주중(駐中)한국대사관과 중국공안당국은 이미 황비서를 대사관 영사부에서 공항까지 호송하는 완벽한 시나리오까지 짜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 제삼국행 ▼ 한중 양국은 황비서의 제삼국행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대상국을 최종 확정하는 문제를 협의중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당초 대상국의 하나로 거론됐던 미국은 「정보독점」을 우려한 중국측의 반대로 이미 제외됐으며 현재는 호주나 유럽보다는 가까운 동남아권에서 대상국을 찾기로 의견접근을 본 상태』라고 말했다. 이 문제와 관련, 정부는 중국측에 황비서의 신변안전 문제 등을 고려, 「치안이 확실한 나라」로 정하자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부는 중국측에 「북한에 대상국을 알려주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 동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혹 있을지도 모를 북한의 「공작」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정부는 경유국을 「중국에서 가까운 나라」로 결정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 중국의 입김이 통하는 나라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양국이 서로의 입장을 절충할 경우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정도가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 ▼ 한국행시기 ▼ 그동안 양국은 황비서의 제삼국 체류기간에 대해 상당한 입장차이를 보여왔다. 중국은 북한의 체면을 고려, 단기체류는 「한국직행」과 별반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적어도 몇달은 제삼국에 머물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측은 체류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맞서온 것이다. 그러나 양국은 최근 협상에서 체류기간을 1개월 정도로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황비서는 이달 중순부터 동남아의 한 국가에서 한달가량 머문 뒤 내달 중순 한국에 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 황비서의 정보가치 ▼ 황비서의 서울직행 가능성이 거의 사라지자 관계당국은 그로부터 최대한의 정보를 얻어내려고 고심중이다. 그러나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황비서는 아직 이렇다할 고급정보를 털어놓지 않고 있다. 대신 황비서는 북한체제 전반에 관한 통찰력있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는 것. 황비서는 현 북한체제가 金正日(김정일)에 의해 완벽하게 장악돼 있으며 반대세력의 존재는 전무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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