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도밍고 시아존 외무장관은 15일 한국과 중국정부로부터 黃長燁(황장엽)북한 노동당비서를 마닐라를 경유, 서울로 가게 해달라는 제의가 있었으며 필리핀은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시아존장관은 이날 『한국과 중국의 요청에 따라 황비서를 최종목적지(한국)까지 데리고 가는 방안을 찾기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망명협상에 필리핀이 참여하고 있음을 시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황비서 망명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면서 필리핀이 그의 입국을 받아들이게 되면 필리핀에 머무는 동안 군이 경호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아존장관은 『「관련국」들이 필리핀이 중간 경유지로 고려되고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혀 북한도 황비서의 필리핀 경유를 알고 있음을 공개했다.
그는 그러나 황비서의 필리핀 경유는 확정된 것이 아니며 『다른 경로가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이달초 북경에서 열린 아시아지역안보포럼(ARF) 회의도중 필리핀외무차관이 중국외교부부부장을 만나 황비서의 일시적인 필리핀입국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황비서가 다음주초 북경을 떠나 마닐라에서 10일 정도 머물예정이며 중국정부는 필리핀까지의 신변보호를 책임지는 한편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은 황비서의 중국출국후 江澤民(강택민)국가주석에게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친서를 보내기로 돼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중국정부로부터 의사타진을 받은 필리핀이 황비서를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한국 북한도 이에 동의, 황비서가 중국정부의 전용기로 북경을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