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80㎞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수비크만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수심이 깊은 태평양의 요충지. 수비크만은 한때 미국영토 밖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미 해군기지가 있던 곳으로 미군이 철수한 뒤 자유무역항으로 바뀌었다.
해군기지가 있던 수비크항구만도 면적이 2천1백만평으로 여의도의 2.5배에 이른다. 미군들이 수비크항에서 철수하면서 남긴 각종 군사시설 때문에 필리핀에서는 드물게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수비크항은 현재 공단 호텔 면세점 카지노 및 골프장 등이 늘어선 경제 관광지구로 변모했지만 전략적 개념에 따라 지어진 미군시설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황비서의 경호와 관련, 최적합지로 꼽히고 있다.
지금도 근로자들이 공단에 출퇴근하기 위해서는 항구와 배후도시를 가로지르는 인공하천을 경계로 한 검문소를 지나야 하는데 이 검문소만 막으면 수비크항은 외부세계와 완전히 격리된다. 이 때문에 수비크항은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때 각국 정상들의 숙소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마닐라와의 교통편이 불편해 취소됐었다.
또 수비크항은 인근 아시아 국가와의 직항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미 해군들이 남긴 활주로를 그대로 활용한 수비크국제공항이 단지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을 피해 언제든 특별기의 이착륙이 가능하며 홍콩과는 1시간30분, 서울까지는 3시간50분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