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신병으로 크렘린을 비우다시피했을 때 정부권력을 「떡 주무르듯」 했던 모임이 있다.
이른바 「크렘린 클럽」으로 불리는 이들 정경유착세력들은 최근 정부 조직개편 및 개각과 관련, 자신들의 이익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시장개혁 활성화」 및 「30∼40대 인물 중용」 등을 권력핵심부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옐친의 테니스 친구인 발렌틴 유마쉐프(39)의 신임 크렘린행정실장 임명이나 옐친 사위인 발렌틴 오쿠로프(45)의 아에로플로트회장 발탁은 옐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이들의 「원려구도」(遠慮構圖)였다는 것이다.
크렘린클럽 안에도 여러 계층이 있다. 자동차판매회사인 로가바즈사의 회장이기도 한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국가안보회의 부서기, 페트르 아벤 알파은행회장, 미하일 프리드만 알파그룹회장, 블라디미르 구신스키 모스트뱅크회장, 미하일 하도르코프스키 메나테르그룹회장 등 핵심인사만 지칭할 때는 「빅5」라고 부른다.
여기에 블라디미르 포타닌 제1부총리겸 어넥심뱅크회장과 알렉산드르 스몰렌스키 스톨리치니은행회장을 추가하면 「빅7」, 메후 베스힐레프 가스프롬회장 및 알렉 베로프 루크오일회장을 보탤 경우 「빅9」, 마지막으로 아나톨리 추바이스 제1부총리를 끼워넣으면 「빅10」이 된다.
크렘린클럽은 「빅10」에 옐친 및 추바이스 제1부총리와 가까운 언론사 사주, 옐친대통령 가신들을 추가한 것을 말한다.
이들 대부분은 구소련 붕괴 이후 경제개혁 과정에서 정치권력의 특혜를 받아 은행 언론 증권 가스 철강 등 주요 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신흥자본가들이다. 「빅7」이 경영하는 기업의 생산액만도 전체 러시아 생산액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