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엽 기자] 우리나라 가요시장에서 10대의 위력은 엄청나다. TV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 가요계에서 틴에이저 스타의 비중이 엄청나기 때문. 최근 발라드 부문에서 20대 이상 팬들의 세력화 조짐이 있지만 10대의 기세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미국 팝계에서는 10대를 「버림받은 세대」로 진단, 이들을 음반시장으로 끌어당겨야 한다는 분석을 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빌보드지는 『10여년전 팝의 핵심세력이었던 10대가 다른 오락물에 눈을 돌린지 오래』라며 음반유통업계 라디오 뉴미디어 등 업계의 현황과 눈물겨운 대책을 소개했다.
우선 대부분의 라디오 방송국은 더이상 10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10대에게는 구매력이 없고 다른 세대의 음악에 대해 무관심하며 정작 광고주들도 10대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
인터넷 컴퓨터 비디오게임 등 10대들이 열광하는 뉴미디어도 팝계에서 틴에이저를 몰아내는데 한몫하고 있다. 매체 관련 연구기관인 전략음반연구소(SRR)는 『미국 10대의 64%가 비디오 게임을 즐긴다』며 『여기에 돈과 시간을 쏟아붓느라 팝음반을 살 돈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팝계는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10대를 겨냥한 다각도의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소녀팬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영국의 5인조 여성그룹 「스파이스 걸스」를 비롯, 올해 그래미상에서 「올해의 신인」으로 각광받은 14세의 소녀가수 리안 라임스 등을 틴에이저 붐으로 유도하려는 시도도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팝 전문가들은 『10대를 끌어들이려는 판촉전략은 최근 저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음반업계의 고육책에서 비롯된것』이라며 『아무리 애써봤자 10대 시장은 쉽게 폭발하고 쉽게 식을 뿐더러 미디어의 영향에 좌우되기 때문에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