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경영 해외기업/脫불황전략]빠른 결정-감량으로 승부

  • 입력 1997년 4월 1일 08시 08분


▼美 보스社 [뉴욕〓이규민 특파원] 미국의 보스사는 오디오계에선 명성이 나 있다. 반사음을 살려 생음악에 가까운 임장감(臨場感)을 내도록 설계한 이 회사의 독특한 스피커시스템은 정평이 났었다. 본사는 매사추세츠주 후래밍햄. 지난 68년 MIT대교수인 아마르 보스박사(현회장)가 설립한 이 회사는 인피니티 JBL 등 기라성 같은 업체들이 장악한 오디오시장에 신기술을 들고 나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초반 10년간 연평균 매출증가율이 54%나 됐다. 그러나 80년대 후반에 시작된 불경기는 보스사에도 몰아닥쳤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 회사는 그러나 기업정신에 따라 감원도 못하는 입장이었다. 이때 등장한 신경영기법이 이른바 JIT Ⅱ시스템. 4백50개 납품업체와 물류회사 관계자들이 보스사에 파견돼 자율납품을 한다는 개념이다. 즉 납품업체들이 보스사의 제품 생산일정에 맞춰 꼭 필요한 양의 부품을 꼭 필요한 시기에 공급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적용한 후 작년까지 7년간 연평균 20%의 원가절감효과가 나타났다. 주문에서 생산까지의 소요시간도 80%나 줄었다. 이 회사는 작년에 9억달러의 매출에 사상최대의 흑자를 냈다. 이 기법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연구과제로 선정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日 소니社 [동경〓권순활 특파원]「끊임없는 자기혁신만이 살길이다」. 일본의 전자업체인 소니사가 임직원들에게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는 새로운 경영철학이다. 이 회사의 96년도 영업실적은 창립 이래 최고로 총매출액은 5조5천억엔, 당기순이익은 1천3백20억엔으로 전년도보다 143%나 급증했다. 90년대 들어 몇년간 어려움을 겪었던 소니사가 옛 명성을 되찾았다. 일본 버블경기 붕괴와 엔화강세, 전자제품 시장 포화에 따라 소니사는 92년부터 94년까지 3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소니 신화는 끝났다」는 성급한 관측도 있었다. 소니는 95년부터 대대적인 경영개혁작업에 나섰다. 사장부터 바꾸었다. 이데이 노부유키(出井伸之)전무를 사장에 발탁했다. 연공서열이 철저한 일본 기업에서 이데이 전무가 부사장 등 무려 13명의 쟁쟁한 선배를 제치고 사장에 취임한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었다. 이데이 사장의 취임일성은 「자기 혁신」. 94년4월에 도입한 「부문별 책임제도」를 작년 4월 확대 재편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조직 경량화(輕量化)와 수입부품 활용을 통한 비용절감, 해외생산 확대를 통해 코스트를 낮췄으며 철저한 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일하는 기풍을 진작시켰다. 기업이미지도 「21세기형 기업」으로 바꾸었다. ▼英 BA社 [런던〓이진령 특파원] 영국항공(BA)은 지난 2월 민영화 10주년을 맞아 런던∼뉴욕간 콩코드왕복 항공편 1백90장을 단돈 10파운드(약1만4천원)씩에 판매하는 특별행사를 가졌다. 7백56만원짜리 티켓을 불과 1만4천원에 판매했다. 전세계에서 2천만명이 관심을 보일 정도로 엄청난 홍보효과를 거두었다. BA는 고질적인 노사분규와 만성적인 적자로 인해 가장 비효율적인 공기업의 대명사였다. 지난 82년 적자액은 7천6백억원. 그런 BA가 87년 민영화 이후 변신을 거듭, 지금은 초우량 기업이 됐다. BA를 성공으로 이끈 전략은 적절한 인력관리를 통한 질 좋은 서비스 제공이다. BA는 전체종업원의 약 10%에 달하는 5천명의 인력 감축계획을 발표했다. 대신 앞으로 3년동안 고객서비스와 어학분야에서 같은 규모의 인력을 충원키로 약속했다. 승객들이 물을 달라면 『갖다 먹어라』는 식의 퉁명스러웠던 BA가 지금은 서울∼런던노선에 김치 고추장 컵라면을 비치할 정도로 확 바뀌었다. 두번째 전략은 혁신적인 마케팅이다. 매년 50만명의 탑승객을 대상으로 요구사항을 파악, 최상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신상품을 개발했다. 수익성 없는 노선을 없애고 일부 업무를 외부에 용역을 주거나 판매, 경비를 대폭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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