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선거자금 불법모금 의혹에 대한 의회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백악관은 지난 2일 민주당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선거자금 모금 전화를 직접 걸도록 요구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관계자료를 공개했다.
해럴드 이케스 전 백악관 비서실차장이 기록한 메모 등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은 클린턴 대통령의 재선 선거운동용 TV광고에 소요되는 3백20만달러를 모금하기 위해 클린턴 대통령 부부와 앨 고어 부통령에게 전화 모금과 모금행사를 갖도록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고어 부통령이 집무실에서 전화로 선거자금을 요구한 사실은 공개됐으나 클린턴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한 수많은 전화통화 중에 그런 통화가 없다고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말해 왔었다.
미국 연방법상 정치자금 모금을 위해 정부건물을 이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이케스가 기록한 메모에는 대통령이 18∼20회, 부통령이 10회의 전화 통화를 한 것을 비롯, 대통령주최 오찬과 만찬 각각 1회, 부통령과 힐러리여사 주최 행사 각각 2회 등 3백20만달러를 모금하기 위한 행사의 세목이 적혀 있다.
그러나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자료 가운데는 클린턴 대통령 부부 등이 민주당 최고 당직자들의 요구에 동의, 전화 등을 걸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