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기업 『기술력으로 高賃 극복』…「안방고품질」전략

  • 입력 1997년 4월 3일 20시 06분


값싼 노동력을 찾아 선진국 기업들이 해외로 속속 이전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독일기업들이 자국에서 고집스레 「메이드 인 저머니」 상품 생산을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다임러벤츠 지멘스 훽스트 등 대부분의 독일 대기업들도 혀를 내두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임금과 가장 짧은 노동시간(주당 38시간)을 독특한 경영전략으로 극복하고 있다. 쌍둥이표 식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츠빌링사는 1백년이 넘은 역사를 지녔으나 주요공정을 아직 수작업으로 처리, 노동비용이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 회사는 축적된 기술과 브랜드이미지로 높은 인건비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 회사의 신제품 트윈스타는 지난 95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전시회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수입 업자들이 일년 생산분을 몽땅 주문하는 바람에 정작 독일에서는 작년에야 판매가 시작됐다. 엘레마이어 회장은 『독일의 생산입지는 어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유리하다』며 『앞으로도 해외생산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문구류 제조업체인 라미사도 노동자의 높은 인건비를 기술개발로 이겨내고 독일에 내린 뿌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몇 해 동안 독일 금속노조가 비숙련노동자의 임금을 대폭 올려놓아 라미사의 임금총액은 70%가량 늘어났다. 그러나 라미사는 1천2백만마르크(약62억원)를 들여 기술개발센터를 설립, 고부가가치의 신기술제품을 개발, 매출액의 40%에 달하던 인건비를 28%로 줄였다. 이 회사는 신제품 개발로 볼펜에서는 파커를,만년필에서는 펠리칸을 누르고 독일 고급문구류 마켓리더로 부상했다. 라미회장은 『회사 주변에 금속가공전문 부품기업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된 디자이너들이 즐비해 기술개발만 따르면 인건비는 전혀 문제가 안된다』고 말한다. 티셔츠와 레저의류를 생산하는 트리게마사는 새로운 판매기법으로 매년 매출이 급신장,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80년이후 독일에서는 5천5백여개의 의류 또는 섬유업체중 60%가 고임금을 이겨내지 못해 문을 닫았다. 트리게마사는 그러나 전국에 24개의 직영판매점을 설치, 공장도가격으로 제품을 파는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본〓김상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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