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채는 노다지』…수익률 40%넘어 떼돈

  • 입력 1997년 4월 5일 20시 21분


『우리 회사는 큰 재미를 봤습니다. 수익률이 작년엔 70%를 넘었고 올들어서도 45% 정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D증권 관계자) 러시아국채 이야기다. 종합금융사 증권사 등 제2금융권과 일부 은행들이 러시아국채 거래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종금 증권 은행 등 10여개의 금융기관들이 지난해부터 위험률은 높지만 연 수익률이 30%를 웃도는 러시아국채를 집중적으로 매입, 보유하거나 되팔고 있다. D증권은 서울본사와 런던현지법인 등이 지난해부터 러시아국채와 일부 러시아은행채권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현재 2억달러 이상의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D증권이 설립한 기금에는 국내 10여개 금융기관이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러시아국채를 거래하고 있다. 이밖에도 적잖은 금융기관들이 개별적으로 러시아국채를 사들이고 있다는 것. 이처럼 국내 금융기관들이 러시아국채를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높은 수익률 때문. 특히 D증권과 H종금 J종금 등이 지난해 러시아국채를 거래해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러시아국채에 관심을 보이는 금융기관이 크게 늘고있다. H종금의 한 관계자도 『지난해 러시아국채에 수천만달러를 투자해 4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종금업계는 올들어 러시아국채의 수익률이 지난해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루블화의 평가절하율을 연 10%로 잡더라도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면 20% 안팎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것. 비록 러시아의 국가위험도가 높기는 하지만 러시아가 붕괴하거나 공산사회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러시아국채를 사들이는 금융기관들의 판단이다. H종금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기업어음(CP)을 중개해봐야 연 1%의 차익도 남기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최근 일부 종금사들은 국제부문에서 벌어 국내부문을 먹여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러시아국채 매입에 우려의 소리도 없지는 않다. LG종금의 한 관계자는 『높은 수익에는 높은 위험이 동반한다는 것은 투자의 상식』이라며 『수익률이 높다고 무작정 사들이다가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집단적으로 물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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