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앙정보부(CIA)는 9일 이례적으로 워싱턴 CIA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의 한 공장에 화학무기가 보관돼 있었다는 것을 CIA가 사전에 알았다고 시인하면서 공개사과했다.
당시 미군은 화학무기가 비축된 사실을 모르고 이라크 카미시야에 있는 공장을 폭파, 2만여명의 미군들이 사린 가스 등에 노출돼 걸프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동안 CIA가 화학무기 보관을 알고도 미군에 통보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으나 CIA가 이를 공식 인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CIA의 걸프전 후유증에 관한 최고 책임자인 로버트 월폴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84년에 첫 징후를 파악했고 86년에 확실한 정보가 입수됐으나 CIA가 매우 민감한 정보를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데 인색했고 정보처리에 문제가 있어 통보하지 못했다』며 『이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