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이훈기자] 한국과 일본이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위해 내디딘 역사적인 첫 걸음은 「우정과 화합의 한마당 축제」였다.
13일 일본 도쿄 니시가오카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덴소컵 97한일 대학선발축구경기(동아일보사 아사히신문사 공동주최)에서 한국은 비록 일본에 0대1로 아쉽게 졌으나 90분동안 깨끗한 매너와 대학생다운 패기넘치는 플레이로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지난 91년이후 6년만에 부활된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역대 한일전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페어플레이로 월드컵 공동개최를 향한 우정과 화합의 첫 걸음을 상큼하게 내디뎠다.
이날 경기의 승부는 줄곧 수세에 몰렸던 일본의 「카운터펀치 한방」으로 싱겁게 갈렸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일본의 장신스트라이커 모리타 고헤이(1m88)를 스토퍼 김영선이 밀착 마크하며 꽁꽁 묶고 미드필드를 완벽하게 장악,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그러나 스트라이커 정상남을 원톱으로, 안정환 박성배 등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활발한 좌우돌파로 쉽게 공격의 활로를 뚫었으나 10일간의 훈련기간이 짧았던 탓인지 골결정력 부족과 패스미스 속출로 득점에 실패했다.
전반을 득점없이 마친 한국은 후반 2분 모리타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요코야마 히로토시가 왼쪽에서 센터링한 볼을 모리타가 달려들며 깨끗하게 머리로 받아 넣은 것.
한국은 이후 김관규 김경동 등을 교체 투입, 일본을 세차게 몰아붙이며 수차례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잡았으나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아 아깝게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한편 이날 결승골을 터뜨린 일본의 모리타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전적
일본 1(0-01-0)0 한국
득점〓모리타(47분·도움 요코야마·일본)
▼ 양팀 감독의 말 ▼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한국팀 서현옥감독〓이번 경기는 승부보다는 양국의 화합과 우정을 다지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어 선수들에게 페어플레이를 강조했다.다만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골운이 따르지 않아 놓친 게 아쉽다.
[“한국 초반공세 무서웠다”]
△일본팀 다키이감독〓한국은 여러차례 좋은 기회에서 슈팅 미스가 많았다. 전반 초반 15분동안 한국이 공세를 퍼부을 때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을 정도로 위험했지만 선수들이 이 고비를 잘 넘겨줘 승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