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伊토리노성당 聖衣,진위여부 관심 집중

  • 입력 1997년 4월 13일 19시 58분


지난 11일 새벽 이탈리아 토리노 대성당 화재현장. 소방관들이 불길을 무릅쓰고 중앙 제단 뒤에 있던 성물함의 삼중 방탄유리를 도끼로 부순 뒤 「예수의 성의(聖衣)」를 꺼내오자 지켜보던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그중에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이 성의는 기독교계가 간직하고 있는 성물(聖物)중 가장 유명하지만 동시에 진위 여부를 놓고 많은 의혹이 제기돼 왔다. 가로 4.1m 세로 1.4m의 아마포로 된 옷에는 가시관을 쓴채 등을 창에 찔리고 어깨에 상처가 난 남자의 몸이 음각돼 있다. 때문에 기독교계는 이 옷을 십자가에서 처형된 예수를 장사지낼 때 사용한 수의로 믿어왔다. 그러나 지난 88년 교황청의 동의하에 대주교가 지명한 위원회에서 조사한 결과는 진위를 놓고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전문가들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성의가 1260∼139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95% 확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81년에는 스위스의 범죄학자 막스 프라이가 『성의에 묻어있는 꽃가루를 실험한 결과 성의의 원산지는 팔레스타인』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토리노 대성당의 성의는 프랑스 사부아주(州)왕자가 가톨릭 교회에 헌납, 1578년 토리노 대성당에 봉안됐다.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을 종합해볼 때 이 성의는 비잔틴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에 보관돼 있다 13세기초 십자군전쟁 기간중 사라져버린 최초의 성의와는 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의 경애로운 상징에 존경과 경외를 보낸다』는 성명으로 성의의 정통성을 재확인했으며 성의를 보려는 기독교 신도들의 발길도 줄을 잇고 있다. 〈로마APAFP련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