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이슬람 2백만명 이상이 참가해 성지참배식(하즈)을 갖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인근에 위치한 순례자들의 캠프 미나에서 15일 오전 화재가 발생, 최소한 50명이 사망하고 7백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사망자들은 화재를 피해 도피하는 과정에서 압사하거나 불에 탔으며 30명 가량은 파키스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BBC방송과 CNN은 불길이 인도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부터 온 수십만명의 순례자들이 머물고 있는 천막촌을 휩쓸고 있으며 순례자 수천명이 사방으로 도피하는 아수라장이 됐다고 보도했다.
사우디통신은 이날 불이 압둘 아지즈왕 다리 동쪽 끝에서 발생, 시속 36㎞의 강풍을 타고 곧 미나 북쪽까지 번졌다고 전했다.
이날 불은 가스 실린더 폭발에 의해 발생, 수많은 천막촌이 검은 연기에 뒤덮였으며 사우디 소방당국은 헬기 등을 동원해 화재진화에 나섰으나 강한 바람으로 쉽게 진화하지 못했다. 이슬람교도들의 성지참배 행사에는 대형 참사가 잇따랐는데 지난 95년에는 미나 캠프의 화재로 3명이 숨졌으며 94년에도 압사사고로 2백70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