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투기 실종-추락위장 의혹…「브로큰 애로우」가 현실로

  • 입력 1997년 4월 16일 20시 04분


미국은 지금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영화 「브로큰 애로우」를 연상시키는 의문의 전투기 실종사건으로 온갖 「영화적 상상력과 추리」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사건발생 2주가 지나도록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의문의 사건은 지난 2일 오전10시반 미국공군의 애리조나주 턱슨기지에서 흑멧돼지라는 별명을 지닌 A10 선더볼트Ⅱ기 3대가 출격하면서부터. 오전 11시58분 사막지대에서 훈련중이던 이 비행편대중 크레이그 버튼 대위(32)가 조종하던 전투기 한대가 갑자기 레이더망에서 사라진다. 추락한 것으로 여겨진 이 전투기는 그러나 낮 12시11분 훈련지점에서 북서쪽으로 비행중인 것이 목격된 데 이어 다른 레이더망에서도 잇따라 발견됐다. 그러나 오후 1시40분 문제의 전투기는 훈련장소로 부터 1천㎞이상 떨어진 콜로라도주 로키산맥에서 사라진뒤 실종됐다. 이후 2주간 민관군 합동으로 수십대의 헬리콥터와 비행기가 동원되고 이것도 모자라 미군이 자랑하는 SR71정찰기와 인공위성까지 투입해 눈덮인 로키산맥일대를 대대적으로 수색했지만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공군당국은 실종지점 인근에서 폭음과 검은 연기를 봤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실종기가 연료부족으로 추락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비행기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버튼대위가 멀쩡한 정신으로 편대를 이탈, 로키산맥까지 날아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그가 5백파운드짜리 폭탄 4기와 30㎜ 기관총으로 무장한 9백60만달러짜리 전투기를 테러단체에 넘기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스텔스기 조종사(존 트래볼타분)가 비행훈련도중 추락한 것처럼 위장한 뒤 비행기에 탑재된 핵무기를 테러단체에 팔아치우려 하는 영화 「브로큰 애로우」와 비슷한 내용의 추측이다.또 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자살을 결심한 버튼대위가 마련한 「화려한 최후」라는 주장에서부터 UFO에 의한 납치설까지 나오는 등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비행기의 잔해가 발견되더라도 추락의 의문은 풀리기 어렵다. 탱크 공격용인 A10기는 블랙박스를 장착하지 않은 몇 안되는 전투기종이기 때문이다.〈권재현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