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최 입양아 모금행사]한국대사관서 개최 입장『찜찜』

  • 입력 1997년 4월 17일 20시 46분


16일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저에서는 입양아를 위한 모금행사가 있었다.

미국 입양협회(NCA)가 주최한 이 행사는 미국내 입양아들의 복지를 위한 것으로 만찬 좌석 하나에 5백달러나 하는 고급스런 행사였다.

1백50여 참석자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았다.

클린턴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여사가 주최측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 위해서 왔고 민주당 찰스 랜젤하원의원(뉴욕)을 비롯한 정 재계 인사들도 다수 모습을 보였다. 관저 2층 연회장은 이날 따라 비좁아 보였다.

분위기는 좋았다. 힐러리는 감사패를 받은 후 답례사를 통해 입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미국전역에 버려진 아이들이 50만명 쯤 되는데 이들을 고아원에 맡길 것이 아니라 입양(국내입양)을 통해 부모를 갖도록 해줘야 미국의 청소년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입양아를 위한 한국정부의 관심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朴健雨(박건우)주미대사도 한국계 입양아들을 위한 모국방문과 장학금지급 사업으로 이들의 복지향상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며 감사패를 받았다.

행사는 성황리에 끝났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은 찜찜했다. 많이 줄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대미 입양아 수출 상위권(95년 1천6백명으로 3위)이다. 입양아를 위한 행사에 하필이면 대사관저가 이용된데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인사도 있었다. 「입양」이라는 단어에 분단의 비극, 전쟁의 참화, 궁핍의 고통, 현대의 비인간화 등의 의미가 우리 뇌리에 너무 깊숙이 박혀있기 때문인가. 대사관관계자는 주최측인 NCA로부터 행사장소로 빌려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우리도 복지기금 모금에 참여한다는 뜻에서 이를 허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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