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일가 7代 걸쳐 암으로 사망 『충격』

  • 입력 1997년 4월 21일 20시 12분


한 가족에서 최소한 7대에 걸쳐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생긴 희귀사례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미국 마이애미에 사는 제인 서덜랜드부인은 남편과 아들 둘을 암으로 잃은뒤 또다시 남은 아들마저 골수암과 빠른 속도로 증식하는 뇌종양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기구한 운명때문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그녀는 지난 67년 백혈병에 걸린 둘째 아들 제프가 4세에 숨진데 이어 14년후에는 막내 마이클이 암으로 숨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불행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막내가 숨지고 7주가 지나자 이번에는 남편 레이가 암으로 세상을 떴다. 하나 남은 혈육인 큰아들 스티브(36)마저 골수암으로 14세에 다리 하나를 절단해 가면서도 옥스퍼드대 출신의 변호사가 돼 그나마 위로가 됐으나 현재는 뇌종양이 빠르게 악화돼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더욱 기막힌 것은 서덜랜드 가문의 비극이 당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란 점이다. 서덜랜드의 시어머니와 시누이 시동생을 비롯, 마치 신의 저주처럼 의문의 암유전자가 최소한 7대에 걸쳐 이 가문을 황폐화시켰음이 가계조사에서 밝혀진 것이다. 조상들의 사망진단서를 추적해보니 1840년부터 현재까지 7대에 걸쳐 가족중 누군가가 암에 걸린 사실이 드러났다. 학자들의 조사결과 서덜랜드 가족은 암 억제유전자의 일종인 P53 유전자돌연변이, 이른바 「리 프라우메니 증후군」의 희생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0년대에 P53 결함 유전자를 발견한 보스턴 대너 파버 암연구소의 프레드 리 연구원은 이같은 증후군을 일으키는 가족이 지난 60년대말에는 수십가구만이 보고됐으나 현재는 수백가구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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