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美자원 봉사자대회…언론『21세기 시민운동』주목

  • 입력 1997년 4월 23일 20시 18분


『한국에서는 학교담이 무너지면 먼저 예산을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학부모중에 담 고치는 기술자가 있는지를 생각한다』 조지타운대의 한국인교수 H씨(35·행정학)의 말이다. 미국사회에 자원봉사문화가 얼마나 깊이 뿌리내려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다. 미국의 자원봉사 정신의 실체를 보여줄 전국 자원봉사자 대회가 27일부터 사흘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다. 대회의 공식 명칭은 「미국의 미래를 위한 대통령들의 정상회담」. 미국사회가 직면한 아동교육 청소년범죄 무주택자 미혼모 약물복용 등의 문제를 자원봉사정신으로 해결하자는 실천모임이다. 빌 클린턴대통령의 주도로 열리는 대회에는 클린턴과 함께 조지 부시, 지미 카터, 제럴드 포드 등 세명의 전직대통령도 참석한다. 대회위원장은 콜린 파월전합참의장.미국 언론들은 이 대회를 「21세기 대비 시민운동」이라고 부른다. 정부역할과 예산의 축소가 세계사적 흐름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봉사활동이 사회를 떠받치는 한 축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자조 자립의 「미국식 새마을운동」인 셈이다. 50개주 주지사 대다수와 1백여명의 대기업 총수들, 그리고 4천5백여명의 주대표자들이 참석하는 이 대회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에게 △가정과 부모 또는 이에 버금가는 안식처와 보호자가 항상 있게 하고 △공부하며 성장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며 △사회에 건강한 첫발을 내딛도록 하고 △취업이 가능한 지식과 기술을 갖도록 하며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받은 만큼 사회에 되돌려 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이 할 일은 많다. 미취학아동의 놀이지도에서부터 청소년 선도, 양부모 맺어주기, 취업교육 등등. 기업들의 호응도 커 종합의료법인 컬럼비아HCA사는 2000년까지 1백만 어린이들에게 무료 예방접종을 하겠다고 공약했고 안경회사 렌즈크래프터스사는 2003년까지 1백만 영세민 자녀들에게 무료로 눈병검사를 해주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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