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삼국의 추천을 받아 鄭根謨(정근모)전과학기술처장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공식 등록돼 파문이 일고 있다.
후보추천을 포기했던 외무부는 정박사의 출마가 기정사실화한만큼 그를 「적극 지원」하거나 후보를 사퇴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두가지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곤경에 빠졌다.
정박사를 후원해온 민간단체와 과학기술계는 외무부의 부정적 입장에 정면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간단체 관계자는 『외무부가 때를 놓치는 바람에 일이 꼬였다』면서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박사의 당선 가능성도 쟁점화할 전망이다. 외무부는 미국이 적극 후원하고 있는 이집트의 엘바라데이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계는 엘바라데이가 IAEA내 서열이 8위인 국장급에 불과해 장관급인 IAEA(직원 2천3백여명) 사무총장으로 3단계나 뛰어오르는 것은 국제 관례상 어려울 것이라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엘바라데이가 이집트인이라는 것도 큰 약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 중동지역은 이스라엘과 아랍국가간 분쟁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이집트 출신의 IAEA사무총장은 미국내 온건파로부터 거부감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박사가 북핵(北核) 문제의 당사국 출신이라는 거부감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이 엘바라데이를 노골적으로 후원하자 최근 러시아와 중국정부가 정박사 지지로 선회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의외의 선거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과기처 관계자는 『국제기구 문제는 외무부가 공식창구』라며 『그러나 외무부가 정박사를 지원하기로 결정할 경우 가능한 모든 지원을 펼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