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 『통화주권 양도 못한다』 일단 반대 ▼
존 메이저총리는 최근 보수당의원들이 통화단일화 이탈을 총선공약으로 발표하자 『게임도중 카드패를 보여주면 어떻게 하느냐』고 불평을 터뜨렸다. 이 문제에 대한 집권 보수당의 입장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발언이다.
유럽단일통화에 대한 보수당의 공식입장은 「대외협상 이후 국민투표를 통한 결정」. 다만 경제적 여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통화가 출범할 경우 영국은 가입하지 않겠다는 것이 지금까지 드러난 입장이다.
보수당은 유럽연합의 확대에는 찬성하지만 유럽연방제는 주권을 포기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통화단일화에 반대하는 것도 통화주권을 양도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현재의 불안한 경제상황에서 통화주권마저 잃고 나면 경제정책의 집행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이다.
〈런던〓이진령특파원〉
▼ 獨, 『유럽완전통합 기반』 정시출범 장담 ▼
「루비콘강을 건넜다」. 단일화폐 「유러」도입에 대한 독일의 입장을 비유한 표현이다.
독일은 통화단일화의 주창국이다. 헬무트 콜 총리는 지난3일 5차연임 도전을 선언하면서 『유로는 정시출범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러 출범시기인 99년1월1일은 바로 콜의 제안이었다.
독일 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콜 총리는 평소 『유럽연합(EU) 완전통합의 단단한 기반을 다져놓겠다』고 말해왔다. 역사에 「통독과 유럽통합의 주역」으로 기록되길 바라는 것이다.
독일이 EU의 경제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슈퍼파워를 지닌 미국에 대항하려는 의도에서다. 현재 야당이 통합일정 연기를 주장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질 공산은 거의 없다.
독일은 수렴조건을 엄격히 해석, 재정적자와 정부부채가 각각 국내총생산(GDP)대비 3%와 60%를 넘는 나라는 제외하고 기준충족국만으로 통화통합을 출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본〓김상철특파원〉
▼ 佛, 美독주 견제 「유럽합중국 건설」 꿈 ▼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지난 21일밤 하원해산 및 조기총선 발표연설에서 『통합유럽은 더 많은 힘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말로 유럽통화단일화를 바라보는 프랑스의 입장을 간명하게 표현했다.
이는 경제적인 측면만 고려한 발언은 아니다. 경제통합을 유럽통합으로 가는 과정의 하나로 본 것이다.
시라크의 발언에는 냉전체제 붕괴이후 미국의 독주에 반발하면서 「복지사회모델로서의 유럽사회 건설」을 외쳐온 프랑스의 「유럽합중국 건설」에 대한 염원이 담겨있다.
단일통화체제에 참가하기까지 프랑스의 가장 큰 고민은 국내 문제. 95년 하반기 이후 계속되는 파업도 통화단일화가 요구하는 수렴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긴축재정의 후유증이다. 실업률이 13%에 이르는데도 긴축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파리〓김상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