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지난 2일 최근 군사기밀보호법위반혐의로 한국정부에 체포된 사람은 방산업체인 리튼사 간부인 도널드 래클리프 외에 제임스 곽이란 사람이 한명 더 있다고 밝혔다.
존 딩어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체포된 제임스 곽으로부터 미국사생활보호법 적용포기 동의를 받지못해 그의 혐의사실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면서 『미국은 이미 곽씨를 면담, 필요한 영사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관리들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래클리프를 5일 이전에 면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범법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사안은 이미 정치성을 강하게 띠기 시작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최근 래클리프측의 무죄 주장을 전하면서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김(57·전 미국해군 문관)의 군사기밀 유출사건과의 관련성 여부에 대해 언급했다. 「일부 한국인들은 이 사건을 로버트 김 사건에 대한 일종의 보복으로 보기도 한다」는 것. 이에 앞서 CNN도 지난달 30일 이와 비슷한 논조의 보도를 했다.
물론 한미 양국 정부는 두개의 사안은 완전히 별개라고 말하고있다.그러나양국국민들은반드시 그렇게 보지만은 않고 있다.
미국언론들은 「한미 동맹국간에 광범위한 정보교류가 이뤄지고 있는데도 미국인을 군사기밀 유출혐의로 체포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는데 같은 논리가 로버트 김에게도 성립된다는 것.
워싱턴의 한 한국인 변호사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한미 동맹관계라면서 왜 로버트 김은 잡아넣었는가』라고 반문했다.
법리(法理)적인 문제는 재판이 진행되면서 정리되겠지만 이처럼 두 사안이 서로 분리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들이 강하다. 여기에다 워싱턴 포스트지도 보도(1일자)했지만 한미 양국은 한국정부의 러시아제 S300 방공 미사일 구입문제를 놓고 신경전까지 벌이고 있는 터여서 사안은 더 미묘해졌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