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원자력연구소는 물론 미국 국방부(펜타곤) 컴퓨터에까지 침입,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영국의 16세된 해커에게 불과 1천2백파운드(약1백68만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슈피겔지는 5일자 최신호에서 영국 런던부근 킹스베리에 사는 리처드 프라이스가 석방됐다며 법원이 『그가 장난으로 해킹을 했다』는 이유로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프라이스의 해킹이 처음 밝혀진 것은 지난 3월. 뉴욕의 그리피스 공군본부에 연결된 로마 항공개발센터에 침입했다가 들통이 난 것. 프라이스는 항공연구센터의 7개 방위시스템을 뚫고 들어가 내용을 복사하고 1백여개의 암호까지 모았다.
펜타곤은 2명의 전직 해커를 동원, 1개월동안 영국의 전화국 및 컴퓨터범죄국과 공조수사를 편 끝에 프라이스를 찾아냈다. 프라이스는 1백50여회에 걸쳐 펜타곤 컴퓨터에 침입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사령부에도 침입했다고 말해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프라이스는 3월말 체포되기 직전에는 한국의 원자력연구소에 침입했다. 미공군 컴퓨터범죄신속대응팀은 이 사실을 원자력연구소에 알리고 컴퓨터 접속을 통해 추적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
프라이스는 콘트라베이스를 전공하며 영국 국립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음악도. 11세때 프로그램을 만들 만큼 컴퓨터를 잘 다루며 3년전 부모가 사준 486SX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호기심에서 해커를 시작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본〓김상철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