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사용 연장 문제를 둘러싸고 국제적 관심을 모은 오키나와(沖繩)가 일본에 반환된지 15일로 25주년을 맞는다.
오키나와는 태평양전쟁 말엽 미군에 점령된 뒤 27년간 미국의 지배하에 있다가 美日(미일) 합의에 따라 지난 72년 5월15일 일본령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본토(일본) 복귀」 25주년을 맞은 오키나와의 분위기는 무겁기 그지없다.
현(縣)당국 및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군 기지의 사용 연장을 내용으로 하는 「오키나와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된데 따른 후유증이다.
전체 일본 영토의 0.6%에 불과한 이 섬에는 현재 주일 미군 기지의 75%가 집중돼 있다. 미군 주둔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왜 우리만 희생양이 돼야 하느냐」는 분노와 허탈감으로 요약된다.
미군과의 「오키나와 결전」때 일반 주민들까지 일본군의 「총알받이」로 동원돼 전체 전사자 20만명중 12만명이 오키나와 출신이었던 역사를 생각하면 미군 기지에 대한 감정이 좋을리 없다. 특히 95년에 발생한 미군들의 집단 성폭행 사건 등은 기지 철수 여론을 더욱 확산시켰다.
일본 정부에 대한 불신감도 팽배해 있다. 미일 안보체제의 중요성을 내세워 오키나와를 사실상 「식민지」 취급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동경〓권순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