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앞두고 호주정부-호텔업계 「침대稅」신경전

  • 입력 1997년 5월 15일 20시 02분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호주 정부와 호텔업계간에 「침대세(Bed Tax)」부과를 둘러싼 신경전이 한창이다.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지난 주 부족한 올림픽개최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올림픽기간중 호텔 객실료의 10%를 「침대세」로 징수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올림픽개최에 따른 비용이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액수보다 40%이상 늘어난 20억호주달러(약1조4천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는 침대세란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낸 것. 그러나 침대세 부과 방침이 발표되자 올림픽특수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던 시드니의 호텔들은 「말도 안된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호텔업계들은 침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올림픽기간중 호텔업계가 합의한 요금상한선을 무효화하고 호텔마다 자율요금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올림픽기간중 엄청나게 폭증하게 될 관광객과 한정된 호텔방을 감안해볼 때 「자율요금〓바가지요금」을 의미하는 셈. 호주관광청의 실무책임자인 브루스 바이얼드는 『자율요금을 실시할 경우 시드니 중심가의 호텔 투숙료는 천정부지로 솟아오를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호텔업계의 협박성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침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현재 올림픽조직위측이 요청만 했을 뿐 계약을 하지 않은 2만여개의 호텔객실을 내주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그러나 21세기 첫 올림픽을 사상 최고의 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호주정부가 확실한 수입원인 침대세를 쉽게 포기할 것 같지않아 양측간 팽팽한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강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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