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의 모부투 세세 세코 대통령이 권력을 이양하라는 반군의 최후통첩에 굴복, 대통령직을 사임키로 결정했다고 16일 자이르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모부투 대통령의 32년간에 걸친 장기독재가 종지부를 찍게 됐으며 반군과의 내전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자이르의 킨 키에이 물룸바 공보부장관은 이날 모부투 대통령이 고향인 그바돌리테로 떠난 수시간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각성명에서 『모부투 대통령이 현 상황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국정개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공표했다.
그는 또 『모부투 대통령은 더이상 통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자이르내각은 대통령을 대신해 법질서를 유지하는 한편 반군과의 평화협상을 책임지고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이와 관련, 『그가 그바돌리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모로코를 거쳐 프랑스로 가거나 아니면 곧바로 프랑스로 망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반군 지도자 로랑 카빌라는 15일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나와 다른 정치세력이 참여하는 과도정부에 권력을 즉각 넘기고 19일까지 사임할 것』을 촉구하는 최후통첩을 모부투 대통령에게 보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