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만에 권좌에서 쫓겨난 모부투 세세 세코 대통령은 과연 세계의 독재자들이 그래왔듯 해외로 빼돌린 막대한 재산을 여생에 사용할 수 있을까. 국제여론과 그의 대부분의 재산이 은닉돼 있는 스위스 정부당국 등이 호의를 베풀어 준다면 모부투 대통령은 벨기에에 있는 궁전같은 자신의 성(城)에서 캐딜락을 굴리며 호의호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CNN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등의 각종 언론은 모부투가 은닉한 재산이 스위스에만도 40억달러 정도라고 보도하고 있다.
특히 벨기에에서는 1천만달러나 하는 중세의 성을갖고있고 이 성의 지하창고에 최고급 포도주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것. 프랑스의 파리와 리비에라지방에서는 초호화 빌라와 저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같은 재산은 모부투가 30여년 동안 권력을 잡고 있으면서 국민으로부터 착복한 것. 국내의 다이아몬드와 금 코발트 구리 등을 외국에 팔아 번 돈과 미국 등 서방의 원조를 착복했다.
모부투는 일단 많은 돈을 빼돌렸지만 그것을 마음대로 사용할 지는 미지수. 16일 스위스 정부당국이 반군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로잔지방에 있는 그의 빌라(2백50만달러 상당)를 압류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스위스는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필리핀의 마르코스 등 독재자들의 부도덕한 돈을 은닉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어 국제여론이 좋지 않다. 때문에 스위스 정부는 예금 반환 청구에 앞서 해당국이 예금주에 대해 명백한 유죄판결을 내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이르가 이같은 절차를 밟을 경우 모부투는 30여년간 빼돌린 재산을 한순간에 날려버리게 된다.
〈윤성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