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선택이론」이라는 경제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은 제임스 뷰캐넌은 『관료는 더 많은 예산과 더 많은 규제를 통해 권한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갈파했다. 현재 선진각국은 관료의 권한확대에 맞서 유행처럼 행정조직 축소와 규제완화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경련이 최근 공무원숫자를 10%만 남기고 모두 줄이자고 주장,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정부 경제팀도 규제완화 문제를 새로운 이슈로 거론하고 있다. 주요국의 행정조직축소와 규제완화 노력을 점검한다.》
미국에는 「70년대는 이민국(INS), 80년대는 국세청(RS), 90년대는 환경보호청(EPA)시대」라는 말이 있다.
호경기로 노동력이 부족해 값싼 외국인 노동자들이 필요했던 70년대에는 이민국을 상전으로 모셔야 했고 불경기로 수익성이 악화, 절세(節稅)노력을 기울였던 80년대에는 세무당국이 무서웠으며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가 높아진 90년대에는 환경보호청이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자유로운 기업활동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도 행정규제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일화들이다.
그러나 빌 클린턴행정부는 「작지만 능률적인 정부」를 만든다는 기치아래 과감한 정부조직개편, 인력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정부조직통폐합과 인원감축.
농무부 주택도시개발부 등 인력이 과다하게 집중됐다고 판단되는 조직을 대상으로 감축을 실시, 연방공무원의 12%에 이르는 25만2천명을 줄이고 이를 통해 연간 1천80억달러(96조3천억여원)의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것.
95년에는 농무부의 현장사무소 1천2백74개소를 폐쇄, 직원 1만2천명을 감원한데 이어 도시개발부의 지방사무소를 줄여 1천5백명을 줄였다. 거의 모든 연방정부기관에 군살빼기 계획이 세워졌거나 집행되고 있다.
「소비자 지상주의」개념 도입도 눈길을 끈다. 행정조직에도 기업식 경쟁을 도입, 행정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통부의 항공통제를 민간기구에 넘겨버렸다.
다음이 정부의 능률제고다. 이를 위해 △규제를 현 수준의 절반으로 줄이고 △공무원인사제도를 단순화하고 업무를 하부에 위임해 불필요한 관리층을 줄이며 △예산제도 및 구매제도 등을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허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