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아직도 「민관(民官)」대신 「관민」이란 용어를 쓰는 희귀한 나라다.
이처럼 관료의 힘이 그 어느 나라보다도 드센 일본이지만 요즘엔 행정개혁 태풍이 불고 있다. 일본은 우선 규제완화와 지방정부로의 권한이양을 마무리한 뒤 최종적으로 중앙정부조직인 성청(省廳·부서)을 재편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1단계 작업인 규제완화는 지난 3월 행정개혁위원회와 경제관계심의회 등에서의 검토내용을 취합, 각료회의에서 2천8백23개 항목을 결정함으로써 일단 윤곽이 잡혔다.
일본은 규제완화를 위해 약 3년전에 독립적인 심의기관인 행정개혁위원회를 두고 그 산하에 3개분과위를 설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왔다.
규제완화의 기본방향은 규제를 최소화하되, 꼭 필요할 경우 사전규제보다는 사후감독을 하겠다는 것. 또 모든 규제에 대해 일몰제(日沒制)를 도입, 규제의 실효(失效)기간을 설정하고 꼭 규제가 필요할 경우 그때마다 해당 부서가 필요성과 근거를 설명하도록 하고 있다.이와 함께 중앙정부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추진중이다. 지방분권추진위원회는 작년 12월 각종 업무의 지방이양을 내용으로 하는 1차 보고서를 낸 데 이어 현재 핵심사항인 지방재정 충실화를 위한 재정이양문제를 다룰 2차 보고서를 작성중에 있다.
행정개혁의 핵심인 부서개편은 작년 12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 총리를 회장으로 각계 인사가 참여, 발족한 행정개혁회의가 11월까지 정부 최종안을 만들 방침.
기본적으로는 정부를 기획기능과 집행기능으로 구분, 집행기능은 과감하게 중앙정부에서 떼낸다는 생각이지만 관료집단의 반발이 워낙 심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동경〓권순활특파원〉